삼동파 재배 (품종 선택, 분주, 월동)

대파를 한 번만 심으면 평생 다시 살 필요가 없다는 말, 믿어지십니까? 저도 처음엔 반신반의했습니다. 그런데 삼동파라는 품종을 베란다 화분에 심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대파는 한 철 키우고 끝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 녀석은 그 상식을 정면으로 깨버립니다.


삼동파 재배 (품종 선택, 분주, 월동)


삼동파 품종 선택, 왜 이 녀석이어야 하는가

대파 품종 고르는 일이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마트에서 파는 번듯한 대파를 보고 씨앗을 받아 심으면 이상한 대파가 자란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그 이유는 상업용 대파 대부분이 1대잡종(F1)이기 때문입니다. F1 품종이란 우성 형질을 가진 두 품종을 교배해 만든 1세대 씨앗을 뜻합니다. 1세대에서는 크고 곧은 흰 줄기가 나오지만, 그 씨앗을 다시 심으면 2세대에서는 그 형질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저도 한 번 직접 시도해봤다가 볼품없는 대파를 수확하고 포기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주목한 것이 삼동파입니다. 삼동파는 한국에서 재배되는 대파 품종 중 유일하게 씨앗이 맺히지 않는 품종입니다. 씨앗 대신 꽃대 자리에 주아(珠芽)가 생깁니다. 주아란 식물 줄기나 잎겨드랑이에 형성되는 작은 어린 모종을 뜻하는데, 이것을 떼어 흙에 꽂으면 그대로 대파가 됩니다. 씨앗을 사거나 모종을 구매할 필요 없이 스스로 번식하는 구조입니다.

일반적으로 텃밭용 대파는 매해 모종을 구입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삼동파는 한 번 정착시키고 나면 모종 구매 비용이 완전히 사라집니다. 네이버나 쿠팡에서 '삼동파 주아' 또는 '삼동파 모종'으로 검색하면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는 구하기 힘들었는데, 텃밭 인구가 늘면서 입소문이 퍼졌는지 지금은 판매처가 꽤 많아졌습니다.

화분 심기와 분주로 무한 수확하는 구조 만들기

심는 방법은 정말 단순합니다. 깊이 10센티미터 이상이면 어떤 화분이든 상관없습니다. 흙을 채우고 삼동파 모근이나 주아 모종을 3개씩 뭉쳐 심은 뒤 물이 화분 아래로 흘러내릴 때까지 듬뿍 줍니다. 처음 심고 나서 물받이에 고인 물은 반드시 바로 버려야 합니다. 과습(過濕), 즉 흙에 물이 지나치게 많이 고여 뿌리가 썩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후에는 물받이가 완전히 마르면 다시 흠뻑 주는 방식으로 관리하면 됩니다.

처음 심었을 때 큰 잎 몇 개가 노랗게 마르는 현상이 생깁니다. 저도 처음에는 병이 생긴 줄 알고 당황했는데, 이는 식물이 새 뿌리를 내리기 위해 기존 잎의 영양분을 끌어 쓰는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이것을 전류(轉流) 현상이라고 부릅니다. 전류란 식물이 한 부위에 저장된 양분을 다른 부위의 성장에 이용하기 위해 이동시키는 생리 작용을 뜻합니다. 며칠 지나면 노란 잎은 더 이상 늘지 않고 새순이 올라오기 시작합니다.

무한 수확의 핵심은 분주(分株)에 있습니다. 분주란 어미 식물의 뿌리에서 새로운 개체가 나뉘어 자라는 것을 뜻합니다. 삼동파는 어미 모근 옆에서 어린 삼동파가 반드시 새로 돋아납니다. 이 어린 분주는 그대로 두고, 충분히 자란 어미 모근만 뽑아서 요리에 씁니다. 비워진 자리에 흙을 조금 보충해주면 남은 분주가 다시 자라고, 또 옆에서 새 분주가 생깁니다.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됩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봄에 심은 화분 하나가 가을에는 세 배 가까이 불어나 있었습니다.

삼동파 재배 시 챙겨야 할 핵심 관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화분 깊이는 10센티미터 이상 확보하고, 배수 구멍이 뚫린 화분을 사용한다.
  2. 처음 심은 직후 물받이에 고인 물은 즉시 버려 과습을 방지한다.
  3. 물주기는 물받이가 완전히 마른 것을 확인한 뒤 다시 흠뻑 준다.
  4. 충분히 자란 어미 모근만 수확하고, 옆에 돋은 어린 분주는 반드시 남겨둔다.
  5. 빛이 부족한 실내라면 웃자람 현상이 없는 식물 성장 조명을 보조로 활용한다.

월동 능력, 베란다 환경에서 주의할 점

삼동파를 특별하게 만드는 또 다른 이유는 월동(越冬) 능력입니다. 월동이란 식물이 겨울 추위를 버티고 다음 해 봄에 다시 성장하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인 대파 품종은 한국 겨울의 낮은 기온을 버티지 못해 수확하거나 실내로 옮겨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삼동파는 강원도 노지에서도 겨울을 날 수 있을 만큼 내한성(耐寒性)이 강합니다. 내한성이란 식물이 저온 환경에서도 세포 손상 없이 생존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베란다 환경은 여기서 조금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추위는 거뜬한데 통풍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합니다. 밀폐된 베란다에서는 공기 순환이 줄어들면서 토양 표면에 곰팡이가 피거나 뿌리파리가 꼬이기 쉽습니다. 저도 겨울철 베란다 화분에서 한 번 뿌리파리가 발생해 꽤 고생했습니다. 창문을 주기적으로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대부분 예방이 됩니다.

광량(光量) 문제도 짚어봐야 합니다. 광량이란 식물이 광합성에 활용하는 빛의 양을 뜻합니다. 겨울철 베란다는 햇빛 드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광량이 급격히 줄어듭니다. 이 상태에서는 줄기가 가늘고 흐물거리는 도장(徒長), 즉 웃자람 현상이 발생합니다. 웃자람이란 빛이 부족할 때 식물이 빛을 찾아 줄기를 가늘고 길게 뻗는 현상입니다. 아무리 추위에 강한 삼동파라도 이 부분은 피해 갈 수 없습니다. 식물 성장 조명을 하루 10~12시간 보조로 켜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실내 텃밭 관리 시 광량 확보를 핵심 조건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삼동파의 한계, 상업 재배와 가정 재배의 차이

삼동파가 만능인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은 처음부터 솔직하게 알고 시작하는 편이 낫습니다. 한국 대파 시장에서 상인들이 선호하는 품종은 흰 줄기가 길고 곧게 뻗은 외대파입니다. 흰 줄기는 대파를 흙으로 덮어주는 복주기(培土) 작업을 반복해야 길어집니다. 복주기란 자라는 대파 줄기 아랫부분을 흙으로 덮어 햇빛을 차단함으로써 줄기를 하얗고 길게 만드는 재배 기술을 뜻합니다.

삼동파는 이 복주기 작업과 궁합이 좋지 않습니다. 분주를 반복하는 구조이다 보니 줄기가 곧게 하나로 뻗지 않고 옆으로 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도매상이 선호하는 똑바르고 긴 흰 줄기를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니 판매용 대파를 목표로 한다면 삼동파는 맞지 않습니다. 상업 재배에는 F1 품종 씨앗을 비닐 멀칭 없이 심고 복주기를 반복하는 방식이 훨씬 적합합니다.

반면 가정에서 직접 먹을 용도라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줄기가 조금 휘어 있어도, 흰 부분이 짧아도 요리에 쓰는 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가정 텃밭 장려 자료에서도 가정 재배는 미관보다 수확 지속성과 관리 편의성을 우선 기준으로 삼을 것을 권고합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삼동파는 가정 텃밭용으로 거의 완벽한 선택에 가깝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동파 주아를 떼어 심을 때 시기가 따로 있습니까?

A. 일반적으로 봄과 가을이 적기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실내 화분 재배에서는 계절에 크게 구애받지 않아도 됩니다. 주아가 생기면 바로 흙에 꽂으면 되고, 온도가 너무 낮은 한겨울 노지에 심는 경우에만 주의하면 됩니다.

Q. 삼동파를 심었는데 줄기가 가늘고 흐물흐물합니다. 무슨 문제입니까?

A. 광량 부족으로 인한 웃자람(도장) 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햇빛이 충분히 드는 곳으로 화분을 옮기거나, 식물 성장 조명을 하루 10~12시간 켜주는 방법으로 개선됩니다. 과습도 줄기가 무르는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물받이 상태도 함께 확인해 보십시오.

Q. 삼동파와 일반 대파, 맛 차이가 있습니까?

A. 확실히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직접 써봤는데, 베란다에서 키운 삼동파는 향이 시중 대파보다 좀 더 진한 느낌이었습니다. 재배 환경과 수확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직접 비교해 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Q. 삼동파도 겨울 베란다에서 얼 수 있습니까?

A. 노지에서는 강원도 추위도 버티는 품종이지만, 베란다 환경이라면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풍이 막히고 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베란다에서는 화분 아래에 단열재를 깔아 뿌리를 보호해주면 안전합니다.

Q. 영양제를 반드시 줘야 합니까?

A. 필수는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영양제를 주면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고 알려져 있는데, 제 경험상 건강한 흙에 심어 물 관리만 잘 해줘도 꾸준히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영양제를 주고 싶다면 물에 500배 정도 희석한 액체 비료를 물 주는 방식으로 같이 주면 충분합니다.

삼동파는 베란다 화분 하나로 마트에서 대파를 사는 빈도를 눈에 띄게 줄여주는 식물입니다. 분주가 반복되는 구조 덕분에 한 번 자리를 잡으면 손이 거의 가지 않습니다. 햇빛, 환기, 과습 방지 이 세 가지만 챙기면 실패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아직 텃밭 식물 키우기에 익숙하지 않으시다면 삼동파를 첫 번째 화분으로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작게 시작해 직접 수확하는 경험이 쌓이면, 그다음 식물로 넘어가는 발걸음이 훨씬 가벼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