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계약 전 등기부등본 보는 법(표제부, 갑구, 을구, 융자 많은 집 걸러내기)

전세 계약은 사회초년생이 처음 마주하는 가장 큰 금융 거래인 경우가 많다. 보증금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남의 집에 맡기는 일인데도, 집 구경만 하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증금을 지키는 첫 단계는 등기부등본을 직접 읽는 것이다. 이 글에서는 등기부등본의 구조와 확인할 항목, 그리고 융자가 많은 집을 걸러내는 기준을 정리한다.


등기부등본은 어디서, 언제 볼까

등기부등본(등기사항전부증명서)은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서 누구나 소액의 수수료를 내고 열람하거나 발급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시점이다. 집을 보러 갈 때, 계약서를 쓰기 직전, 그리고 잔금을 치르는 당일까지 최소 세 번은 확인하자. 계약 후 잔금 전에 집주인이 대출을 새로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등기부등본의 세 부분

표제부: 건물의 주소, 면적, 구조 등 '어떤 집인지'를 보여 준다. 계약하려는 집의 주소와 동·호수가 정확히 맞는지 확인하자. 다가구·다세대 주택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갑구: '소유권'에 관한 기록이다. 현재 소유자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계약하러 나온 사람이 그 소유자 본인인지 신분증으로 대조해야 한다. 갑구에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개시결정, 신탁 같은 단어가 있다면 계약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소유권이 자주 바뀐 기록도 주의 신호다.

을구: 소유권 이외의 권리, 주로 근저당권(담보대출)과 전세권이 기록된다. 여기서 집을 담보로 얼마의 빚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근저당 '채권최고액' 읽는 법

을구의 근저당권에는 '채권최고액'이 적혀 있다. 이는 실제 대출 원금이 아니라 은행이 최대로 회수할 수 있는 금액으로, 보통 실제 대출금보다 높게(흔히 원금의 120~130% 수준) 설정된다. 실제 대출 잔액은 이보다 적을 수 있지만, 보수적으로 판단할 때는 채권최고액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안전하다.


융자 많은 집 걸러내기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 먼저 설정된 근저당이 보증금보다 먼저 배당을 받는다. 그래서 다음 계산이 핵심이다.

선순위 채권(채권최고액 등) + 내 보증금 ≤ 집의 시세 × 안전 비율

흔히 이 합계가 집 시세의 70~80%를 넘으면 위험하다고 본다. 경매로 넘어가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시세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이나 여러 부동산 앱의 최근 거래가를 비교해 확인하자. 특히 시세 확인이 어려운 신축 빌라나 다세대 주택은 더 보수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등기부 외에 함께 확인할 것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여부: 계약 전에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는 집인지 확인하자. 가입이 안 되는 집이라면 그만큼 위험하다는 신호다.

집주인의 세금 체납 여부: 집주인이 국세·지방세를 밀리면 보증금보다 먼저 가져갈 수 있다. 임대인의 동의를 받아 납세증명서를 확인하거나, 계약 후 일정 조건에서 미납 국세 열람을 신청할 수 있다.

선순위 임차인: 다가구 주택이라면 나보다 먼저 들어온 세입자들의 보증금 합계도 확인해야 한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잔금일에 바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야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생긴다. 대항력은 전입신고 다음 날 0시부터 생기므로, 잔금일 당일 집주인이 대출을 받지 않도록 특약을 넣어 두는 것도 방법이다.


정리

등기부등본은 갑구에서 '누구의 집인지, 문제 있는 기록은 없는지', 을구에서 '빚이 얼마나 있는지'를 보는 서류다. 선순위 채권과 내 보증금의 합이 시세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해 보고, 위험해 보이면 아무리 마음에 드는 집이라도 계약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계약 전, 계약 당일, 잔금일까지 반복해서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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